▲ TJB 박찬범 인턴기자

  인턴 기자로서의 첫 생활, 여러분은 제가 요새 무엇을 하고 있을지 짐작하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께서 경찰서 돌고 있겠구나 생각하실 겁니다. 네 맞습니다. 대전에 있는 경찰서 6곳을 돌며 새로 발생한 사건과 사고를 확인하는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지난 1월 경찰서 강력팀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는 게 심적으로 힘들기도 했습니다. 문 앞까지 도착해 놓고는 주위를 맴돌거나 괜스레 화장실을 한 번 갔다 와서 들어가고는 했습니다. 경찰이라는 조직이 낯설었고 반겨주는 분들도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안녕하십니까! TJB 신입 박찬범이라고 합니다.”라고 할 때 반응은 제각각이었습니다. 황급히 책상위에 놓인 검거보고 작성문을 덮는 형사, 갑자기 외근을 나간다며 자리를 뜨는 형사, 저의 인사에 고개만 끄덕하는 무심한 형사 등 대부분은 반응이 차가웠습니다. 이럴 때마다 ‘내가 이러려고 기자가 됐나’라는 생각이 들며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제가 잘 버틸 수 있었던 건 따뜻하게 맞아주는 형사들이 각 경찰서마다 몇 분 계셨기 때문입니다. 커피 믹스 한잔 타주며 앉았다 가라는 형사, 구내식당서 같이 밥 먹고 가자는 형사들이 있어 매번 감사했습니다. 한편 형사들의 호의 속에서 책상 앞에 놓인 검거보고서를 슬쩍 쳐다보거나, 옆 팀에서 조사 중인 사건 얘기를 엿들은 다음 수첩에 적는 제 모습을 볼 때가 있었습니다. 이럴 땐 ‘벌써 기자가 다 됐구나.’라는 생각도 종종 들었습니다.

  경찰서를 출입한지 3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건과 사고 내용을 알아냈을 때는 방송국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그러나 항상 그때마다 빠트린 사실여부, 즉 팩트가 부족해 선배기자들에게 지적을 받고는 했습니다. 피의자가 오랫동안 잡히지 않는 이유, 피해자와 피의자의 관계 등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팩트를 챙기는 것이 서툴렀습니다. 내가 빠트린 팩트 하나가 그 기사를 속보로 만들 수도 있고, 더 재밌는 기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모든 직업에는 기본기라는 것이 있다면, 기자의 기본기는 팩트를 꼼꼼히 챙기는 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기본기가 탄탄한 기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팩트를 소중히 여기며 성실히 업무를 배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TJB 인턴기자 박찬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