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일보 서지영 수습기자

 

  남들 앞에 나서는 것도, 주변의 관심을 받는 것도 좋아하지 않지만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하는 내게 기자는 학창시절부터 꿈꿔왔던 직업이었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내내 매일 아침 신문을 읽으며 기자가 되겠다고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나였다.

 

  특히 오년동안 부모님과 떨어져 서울살이를 하면서 생긴 지역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지역신문에 관심이 갔다. 학보사 활동을 하면서 가장 자부심을 느꼈던 부분도 대학생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었다. 지역신문 기자로서 내가 사랑하는 나의 지역을 위해 지역신문 기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난 성격 때문인지 수습기자로서의 6개월이 내가 꿈꾸었던 생활만은 아니었다. 잦은 술자리와 살얼음판을 걷는 편집국 분위기는 지금도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3개월 동안 편집국에서 이런저런 교육을 받는 동안 어느 부서에 출입하든 잘 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리고 지난 7월, 드디어 발령을 받았다. 취재2부 정치 담당. 최소 3년 차 이상은 되어야 출입할 수 있다는 그곳을 첫 출입처로 받았다. 제대로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직 수습이라는 핑계로 빨리 배우겠다며 어색하게 웃어 넘겼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못했다. 어디에서든 배우고 적응하는 것 하나는 잘 해낼 수 있다고 스스로 자부했지만 이 생활은 여전히 불편하고 어색하다. ‘정치는 생물’이라며 매일매일 달라지는 판의 흐름을 숲을 보듯 읽어내라고 주문하시는 부장님의 조언에 항상 끄덕끄덕 하지만 사실 숲을 보기위해 어느 언덕으로 올라가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칼을 잡았으면 무라도 썰라고 했다. 펜을 잡았으니 내 바이라인이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써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직도 ‘기자’라고 적힌 명함이 어색하고 부담스럽다. 아는 것보다 알아야 할 것이 많은 나에게 ‘수습’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다는 것은 설렘보다 두려움이 더 큰 일이다. 명함의 무게를 견뎌내기 위해, 스스로 ‘저는 기자’라고 떳떳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을 위해 오늘도 난 노트북을 짊어지고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