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일보 주예지 수습기자

 

  벚꽃이 흩날리고 봄기운이 살랑이던 4월 10일. 신문사로 향했던 내 첫 발걸음도 살랑였다.

어린시절부터 오랜 시간 동안 기자를 꿈꿨지만 막상 합격 소식을 받고 느꼈던 감정은 기대보다 걱정이었다.

  "잘 할 수 있을까? 아니 할 수는 있을까?", "기자다운 기자가 될 수 있을까?"

  5개월이 지난 지금, 그 걱정은 좀 더 다른 차원으로 진화돼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았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수 있을까?", "팩트를 전달 할 수 있을까?"

 

  걱정의 모습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결국 기자와 기사에 대한 나의 고민은 변함이 없다.

5개월 동안 사회도 많은 일들을 겪었다. 대통령이 한 번 바뀌었고 계절의 온도가 변했다. 수습기자로서 여러 일을 겪으면서 나 역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느낀다.

 

  일단 술이 늘었다. 어른이 되면 소주의 맛을 안다고 했던가. 학창시절 쓰기만 했던 소주의 맛을 기자가 된 후 하나씩 알아갔고 이런저런 이유로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술이 늘었다.

취재2부 경제 관련 업무를 배정받고 낯설기만 했던 부동산 용어와 각종 수치에 민감해지기 시작했다. 각종 시사용어와 이슈를 공부해 왔다고 생각했지만 기사를 쓸 때면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항상 보아온 곳도 새로워졌다. 학창 시절, 대전의 구석구석을 다녔다고 생각했지만 기자가 된 후 만나는 도시는 공기부터 다르다.

 

  같은 공간에도 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 같고 내가 보지 못한 것 들이 숨어 있을 것만 같다. 같은 것도 다르게 봐야 하고 아는 것은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

수습기간이 한달 밖에 남지 않았지만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보다 얼마나 더 달라져야 할지 난 여전히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지금 희망이 하나 있다면 "기자로서 내 걱정과 두려움이 앞으로 더 긍정적으로 진화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가 생긴다는 것이다.

 

  더 나은 기사를 위해 고민하고, 더 나은 기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 어느 순간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걱정보다는 자신감이 생겨 날 거라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그리고 이 긍정적 진화를 위해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뛰어다니기 위해 오늘도 난 배낭을 매고 출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