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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이 된 기자배심원이 된 기자
kbs 최선중 기자  |  bodo@tj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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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30  13: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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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심원이 된 기자
 
   
▲ KBS 최선중 기자
   소송에 걸렸나?”
 
  법원에서 등기물이 왔다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
 
  그동안 기사와 관련한 소송경험들이 주마들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다행이었다.
 
  등기물은 국민참여재판에 당신을 초대합니다로 쓰여 있었다.
 
  마침 법조 출입을 하게 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우선 사건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이 유지됐다.
 
  공판 전에 선입견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공판은 3주 후에 시작됐다. 35명의 예비 배심원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8명을 배심원으로 선정한다. 이 과정이 오전 930분부터 12시까지 진행된다. 2시에 시작된 공판. 검사와 변호인단의 치열한 법리 논쟁이 진행된다. 피고인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었다.
 
   검사 2명은 번갈아가며 왜 피고인인 유죄인지 설명했다. 특정 후보자에 대한 <단순의견개진>인지 적극적인 <선거운동>인지 애매한 경우도 있었다. 남성이 SNS에 올린 글은 모두 43건이었다.
 
   그런데 행정기관 자체 감사에서는 19건을 문제 삼은 반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40, 검찰측에서는 33건을 문제 삼았다. 기관마다 판단기준이 다른 것이다. 변호인측은 이를 파고 들었다. 논쟁은 더 치열해졌고 시간은 어느덧 저녁 시간으로 흘렀다. 피고인 신문에 이어 검찰측의 구형까지 이어졌다. 피고인 남성이 공무원이라는 신분이란 점을 강조해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변호인의 최후변론이 이어졌다. 민주주의 촛불 정신을 들어 보다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 표현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 다 일리 있는 주장이었다. 배심원도 질문을 할 수 있었다.
 
   직접은 할 수 없고 메모를 판사에게 전달하면 판사가 대신 질문을 해주는 방식이다.  
 
   2번 질문을 했다.
 
   기관마다 선거법 적용이 다른 것에 대한 검찰측의 판례분석을 물었다. 시간이 더 길어졌다. 마침내 검사와 변호인이 빠지고 평의가 시작됐다.
 
   평의는 유.무죄를 결정짓는 과정이다.
 
   평결은 이를 마탕으로 양형까지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판사들과 배심원들이 함께 토론한다. 제일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분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토론은 길어져만 간다.
 
   <만장일치>가 원칙이다.
 
   다수결로 하지 않고 유죄라고 생각하는 배심원들무죄라고 생각하는 배심원들이 격론을 벌여 서로를 설득하게 하는 구조다. 일반 시민의 양심과 상식을 토대로 한다. 거의 자정이 돼서야 결론이 났다.
 
   자정쯤 다시 모인 피고인, 변호인,검사와 판사 그리고 배심원들 20명이 고요한 재판정에 다시 모였다.
 
   배심원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다.
 
   그러나 배심원들의 역시 일치된 의견으로 피고인에게 선고유예를 결정한다. 피고인의 얼굴이 밝아졌다.
  
   검사들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변호사는 배심원단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그리고 이름조차 모르는 배심원들은 서로 서로 이제야 통성명을 하며 인사를 나눈다.
 
   오전 930분부터 자정까지, 아주 긴 시간이었다.
 
   기자로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보도하는 행위와 오늘 배심원으로서의 행위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평의와 평결 과정이 특히 그렇다.
 
   비판 보도가 나가는 과정에서 팀원들과 부장과 국장과 수 차례 데스크를 보며 방향을 정하는 것도 비슷했다.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앞으로 비판 보도를 할 때 더 세밀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평 의 과정의 <만장일치>원칙이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으로 초대하는 법원 등기물이 온다면, 일일 배심원에 도전해 보기를 협회원들께 권하고 싶다. 받는 순간 잠시 철렁하겠지만^^.
 
                                    kbs  최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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