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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금연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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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01  21: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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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흡연자다. 심지어 한번 담배를 태우러 나갈 때 두 개비 이상을 피우고 하루에 한 갑 이상을 소비하는 소위 말하는 '헤비 스모커'다.
금연할 생각 따윈 없었다. 오랫동안 하얗고 매끈한 자신의 몸을 불살라가며 나의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해소해준 이놈을 도저히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의 건강에 관한 주변의 걱정 따위도 가볍게 흘려들었다. '스트레스는 건강에 가장 안 좋다'는 말을 빌려 "담배를 끊는다면 엄청난 스트레스로 나의 정신적 건강이 악화될 거야"라는 기묘한 합리화로 이 녀석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무려 16년 동안 이놈은 하루도 빠짐없이 나의 주머니에서 그의 단짝 친구 '라이터'와 함께 나를 지켜(?)줬다.

그렇게 살아오다 최근 "아 담배 냄새 짜증 나"라는 말을 들었다.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어찌 됐건 그는 그렇게 말했다. 16년 동안 옆을 지켜온 담배와 헤어질 생각은 애초에 없었던 나는 가볍게 흘려들으려 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무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말을 할 때 그가 지었던 표정과 진심으로 짜증 나는 말투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 정도로 화를 내는 사람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뭐에 홀린 것처럼 컴퓨터 앞으로 향했다. 컴퓨터 책상에 앉아 검색창에 '흡연'이라는 단어를 쳤다. 연예인 흡연, 군 장병 흡연율, 코로나 흡연 연관성 등 많은 기사가 나왔다. 그러다 흡연자 옆에만 있어도 간접흡연이 된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기사를 살펴보니 예일대 연구진이 한 영화관에서 실내공기를 분석한 결과, 영화관 내에서 흡연하지 않아도 객석 내 공기 중 화학물질이 급격히 치솟았다는 내용이었다.
담배를 다 태우고 난 뒤에도 화학물질이 한참 동안 흡연자의 신체와 옷에 남아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충격 그 자체였다. 이 연구결과가 사실이라면 흡연자들은 모두 민폐 덩어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며 창을 닫으려다 문득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사실이건 아니건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가 냄새로 고통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금연을 시도해보기로. 물론 작심삼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얗고 기다란 그 녀석을 덥석 집어 내 입에 물지도 모른다. 그래도 시도는 해보려 한다. 계속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 끊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연초마다 입버릇처럼 말했던 '금연' 한번 해보자.

중도일보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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