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선 대전, 낮선 언론계에 발을 들인 충청투데이 26기 신입기자 3인방이 입사 1년을 맞았다.

26기 기자들은 다사다난한 ‘첫해’ 대전과 충청도 곳곳을 누비며 기자로서의 생활에 적응해 나갔다.
 

때론 상도 받고, 해외취재 차 외국물(?)도 먹으며 지역에 조금씩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이들이 가진 앞으로의 목표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참 기자로서 독자 앞에 당당히 서는 것이다.
‘소포모어 징크스’ 없는, 보다 나은 2년차를 위해 노력한다는 게 26기 기자들의 다짐이다.

<원승일 기자> =  “낯설었지만 어느덧 낯설지 않았다”
충청투데이서 보낸 1년이 마치 10년이 지난 것처럼 아득한 것은 이미 내가 대전지역에, 충청투데이 기자로 생활하는 것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초 수습 딱지를 떼고 경제부 유통 담당 기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대형마트가 시장 상인회에 건넨 뒷돈이 문제가 돼 기사를 쏟아내게 된 계기는 시장 상인들과의 술자리였다.
대형마트가 공휴일 의무휴업을 평일로 조정하기 위해 시장에 발전기금을 제안한 사실이 들통 난 것도 상인들의 증언이 큰 도움이 됐다.
 

본보 기사로 홈플러스 본사 직원이 충청투데이로 찾아와 정황을 설명하고, 그들이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던 경험은 기사가 갖는 힘, 기자로서의 보람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버스 반쪽 지폐 부정승차로 인한 손실금을 대전 시민이 세금으로 충당한다는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기억도 새롭다.
 

버스를 탔다 우연히 보게 된 반쪽지폐 캠페인, 어릴 적 버스표를 반쯤 찢어 두 개로 만들었던 기억에 웃다가 기자란 점을 상기시켜 취재를 시작했다.
기사로 인해 대전시 시내버스 운송약관이 변경됐고, 부정승차 행위를 차단할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전시청에서 열렸던 '한여름 밤의 꿈-라디오스타'는 방송국 PD로 기획, 연출했던 경험을 십분 발휘해 회사로부터 포상을 받아 기억에 남는다.
 

뒤돌아보면 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일은 충청투데이 기자로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게 했다.
신입의 자세로 뛰었던 1년이 내년, 내후년이 되도 이어질 수 있도록 초심을 잊지 않을 생각이다.

<최예린 기자> = “벌써 1년, 충청투데이 사건 기자로 쉼없이 달려온 시간”
 

새벽 공기를 가르며 처음으로 경찰서 형사당직실을 찾아 "밤 사이 별일 없었나요"라고 어색하게 묻던 게 아주 오래 전 같기도, 바로 어제 일 같기도 하다.
 

많은 일들이 머리를 스친다. 충남교육감이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청에 출두하던 날. 난생 처음 '뻗치기'란 걸 하면서 '참을성'도 '능력'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일본 대마도에서 절도범들이 훔쳐온 서산 부석사 관세음보살좌상을 코 앞에서 보던 날. 우리 지역의 소중한 문화재를 정말로 속수무책 다시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일까 고민했다.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던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이 태안의 앞바다에 빠져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던 날. 난생 처음 마주하는 있는 그대로의 '비극' 앞에 괴로워했다.
 

위태롭던 1500년 공산성이 끝내 무너지던 날. 무너진 성벽 밑 아픈 금강을 바라보며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돌연한 사건과 사고 속에 놓이고 버티는 동안 딱 그 순간들 만큼의 키가 자랐음을 느낀다. 그동안 쓰고 싶은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용기와 지지를 아끼지 않아 준 데스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일단 뛰쳐나가 다치고 아프고 나서야 깨달음(?)을 얻는 철없는 후배를 인내로 묵묵히 지켜봐준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도 크다.
 

힘들고 외로운 순간마다 든든한 울타리가 돼준 충청투데이 26기 동기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매일 실감한다. 늘 초심을 잃지 않는 '저널리스트'가 되자 다짐하며 오늘도 경찰서로 향한다.

<김영준 기자> = “두려움을 이겨낸 1년”
 

어린 나이·연차에도 불구 정치부에 배속된 것에 기대와 함께 두려움이 일었다.
 

토씨 하나에 따라 전체 의미전달이 달라지는 정치인의 말이 버거웠다. 취재가 버거우니 기사가 잘 써질리 만무했고, 때론 엄한 가르침을 받으며 초창기를 받은 기억이 난다.

어느정도 두려움을 떨쳐낸 계기는 지난 봄 세종시,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 푸트라자야를 취재·보도 하면서부터다.
 

선배 한명과 기댈 곳 없는 만리타국에 대해 취재를 기획, 실행했다.
 

짧은 영어로 무작정 현지인을 취재하려 나섰던 과정 등은 성장의 자양분이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수정안, 도시철도 2호선, 현재의 충청권 선거구 증설 문제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지역 현안을 다루는 과정도 주요했다.

정답이 없는 문제다 보니, ‘어느 안이 지역에 이로운지’를 줄곧 따져야만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행한 여론조사 수행과정도 두려움을 덜어줬다. 수 많은 정치인과 대화하고, 알아가면서 그들 역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닳았다. 돌이켜보면 두려움이란 나를 움츠리게 만드는 것임과 동시에 반전의 신호탄이었다. 극복해야할 목적이기에 조금이나마 자랄 수 있었다.
 

다시 또 다른 1년을 시작하는 시점에 또 다른 두려움이 산재해 있다.
 

새로운 두려움들을 극복해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자 오늘도 편집부를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