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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진 김에 쉬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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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31  00: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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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환 대전세종충남기자협회장이 모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엎어진 김에 쉬어가자’라는 속담이 있다.

별로 할 생각이 없던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하게 될 때 쓰는 말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후임 협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몇몇 선후배들의 강권을 농으로 치부하며 수차례 거절했지만 결국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지난 1월 협회장을 맡게 된 이후에도 머리 속엔 늘 ‘280여명의 선후배 회원들을 위해 과연 내가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 뿐이었다.
 
앞서 협회장을 맡았던 선배들은 연차도 높았고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운 분들이었는데 나는 모든 면에서 많이 모자라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 협회 예산 마련과 협회보 발행, 체육대회, 상반기 연수를 준비하면서 그 생각은 더 커졌고 버거움에 ‘과연 내가 이 일을 잘 마무리할 수는 있을까’ 하는 걱정까지 들기 시작했다.
 
함께 무거운 짐을 나눠진 사무국장이 힘겨워 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는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점점 마음이 무거워 고민이 커지던 때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정신을 차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래전 협회장을 역임했고 이제 취재 현장을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대선배는 걱정을 토로하던 나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했다.
 
“내가 보기엔 적임자를 잘 뽑은 것 같은데 뭐 그리 걱정이냐? 누군가는 봉사를 해야 하는 자리이고 그 역할을 맡아 볼 수 있다는 것도 기자생활에서 큰 경험이다. 기자가 경험을 즐겨야지 경험을 두려하는 게 어디 기자냐? 잘하고 못하고는 나중 문제다. 걱정과 후회는 임기가 끝난 뒤에 해라”
 
사실 처음엔 별로 특별하지 않은 격려의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곱씹어보니 ‘기자가 경험을 두려워 해서 되겠느냐’는 말이 가슴 깊은 곳을 찔렀다.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기자가 됐는데 경험을 두려워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마음을 고쳐잡고 지금의 책임을, 그 경험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전임 협회장들의 성과는 이어가고 바꿔야할 구태는 과감하게 바꾸면서 ‘젊은 협회장’이라는 내 장점을 무기로 더 활력 넘치는 협회를 만들어 가겠다.
 
협회장 이전에 중간 연차 기자로서 선배들과 후배들을 잇는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
 
속담처럼 엎어진 김에 쉴 것이 아니라 엎어진 김에 바닥이라도 깨끗하게 열심히 닦고 가는 ‘일하는 협회장’이 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대전세종충남기자협회장 김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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