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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출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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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3  09: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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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출산 예정일이 1월이었기 때문이다. 혹 빨리 나와 12월생이 될까 걱정됐다. 12월생은 새해가 되면 한 살을 또 먹으니 억울할 거 같았다.

12월 중순, 출산휴가를 들어와 누워만 지냈다. 운동이나 쭈그려 앉기도 금기시됐다(빨리 나온대서). 그러나 그건 기우였다. 1월부턴 2시간씩 운동했지만, 예정일인 13일이 돼도 깜깜무소식이었다.

그 뒤엔 미친 듯이 짐볼을 타고, 쭈그려 다녔다. 개구리가 따로 없었다. 심지어 만삭의 몸을 이끌고 3시간 등산도 했다. 그럼에도 평온했다. 결국, 예정일 일주일 뒤 유도 분만을 잡았다.

유도 분만은 고통이었다. 밥도 못 먹고 물도 못 마셨다. 진통도 너무 힘들었다. 가장 괴롭다는 허리 진통도 겪었다. 너무 아파서 내내 울었다. 참고로 난 위 내시경도 생(生)으로 받는 무통의 달인이었다.

그럼에도 무너졌다. 죽는 게 낫다 싶었다. 이런 엄마 속도 모르고 아기는 나올 생각이 없었다. 결국, 3일 진통 끝에 제왕절개를 결정했다. 그렇게 우리 아들은 예정일 9일이 지나 세상에 나왔다.

늦게 나와선지 무게도 불어있었다. 4.16kg 우량아였다. 병원에서 제일 컸다. 신생아실 틀린 그림 찾기가 따로 없었다. 그래도 건강하니 다행이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유도 분만을 하는 도중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장례식장도 가지 못해 더 슬펐다. 힘든 건 또 있었다. 상을 치른 사람은 갓난아기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단다. 부정 탈까 우려 때문이었다.

외할머니의 신신당부도 있었다. 삼칠일(21일)은 지나야 한다고 하셨다. 결국 난 출산을 하고도 엄마, 아빠, 오빠를 보지 못했다. 이산가족이 따로 없었다. 아기를 낳고 나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다. 마취가 풀린 뒤 펑펑 울었다.

고통은 많았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내 아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벅차다. 웃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 우리를 닮은 외모도 신기하다.

아기는 남편 눈과 내 코를 빼다 박았다. 내 바람과는 반대였지만 말이다(태교도 안 통했다). 그래도 고슴도치 엄마인 내 눈엔 너무 예쁘다. 예쁜 만큼 잘해주고 싶지만 어려울 때가 많다. 부모가 처음이기에 서툴다. 처음엔 아기가 울거나 딸꾹질만 해도 멘붕이었다.

두 달이 지난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잠투정엔 녹다운 되고, 쉴 틈이 없다. 아기를 키우다 보니 자유가 없다. 아기가 자면 자고, 깨면 깨야 한다.

수유하느라 음식도 가려 먹는다. 외출도 힘들다. 한번 씻기도 어렵다. 아기를 위해 아파서도 안 된다. 그럼에도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 서운하다. 하루가 다르게 크는 게 아쉽다. 앞으로도 전쟁이겠지만 괜찮다. 함께 성장할 하루하루를 기대한다.

충청투데이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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