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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2  17: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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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라인이 부끄럽지 않은 기자” - 선정화 기자

충청투데이에 입사한지도 어느덧 2개월이 다 되어간다.
경력 3년차로 바로 취재1부에 배속되면서 사건·사고를 담당하게 됐다.
포부 넘치게 기자의 꽃(?)이라 불리우는 사건기자 생활을 시작했지만 막상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큰 이슈가 매일같이 빵빵 터지지는 않다보니 매일매일 지면 채울 걱정을 달고 살 수 밖에 없었다.
대전에 딱히 연고가 없다보니 지역에 대해서는 1도 모르는 상황이라 제출하는 아이템마다 킬 당하기 일쑤였다.
그래도 희망적인건 사건기자는 현장과 가장 가까운 기자로 여러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 문제가 있다면 약자들을 대신해 문제제기가 가능한 특권 아닌 특권을 지녔다.
이러한 특권은 권력이 아닌 시민들을 대신해 세상의 진실을 전달해야 하는 책임감을 뜻하는 바, 아이템이 고민이라면 현장의 생생함을 담은 르포를 쓰며 대전을 알아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그렇게 처음 대전 원도심을 찾게됐다.
그 동안 ‘집-회사-경찰청-집’으로 한정됐던 이동거리를 벗어나니 대전이라는 곳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또한 막상 현장에 나가보니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생각했던 내용과 현실의 반응이 괴리감이 있을 때도 있었다. 이래서 ‘기자는 힘들더라도 발로 뛰는게 중요하구나’ 싶었다.
나는 요즘 몸은 힘들지만 현장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글을 쓰는게 참 좋다.
쉬는 날에는 혼자 무작정 지하철을 타고 종점과 종점을 오가기도 한다.
내게는 매일 매순간이 취재현장의 연속이다. 혹시라도 문제는 없을까,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언제나 눈과 귀를 열어두고 있다.
물론 요즘에도 ‘내일 뭐쓰지?’라는 아이템 걱정에 시달리고 있지만 노력하다보면 어느 순간 걱정보다는 자신감이 생겨날 거라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더 나은 기사를 위해 항상 고민하고 바이라인이 부끄럽지 않은 기자가 되고 싶다.

 

‘오늘’에 대한 미련 -35기 수습 심지혜 기자


유난히도 햇빛이 쨍한 7월에 입사해 이제는 가을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아직 명함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2개월 차 수습기자’지만 이 중 절반은 편집부의 막내로 생활했다.
편집부로 배정된 후부터 선배들의 격려를 양분삼아 지면을 채우고 있는 가운데, ‘편집기자’ 심지혜를 되돌아보자면 나는 미련이 많은 기자다.
선배들은 말한다. 기자는 남들보다 하루를 빨리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지면을 짤 때도 오늘의 지면이 아닌, 내일의 지면을 짠다.
하지만 ‘편집기자’ 심지혜는 ‘오늘’에 대한 미련을 지우지 못한다.
‘조금만 고치면, 여기만 바꾸면, 이 실수만 안했다면 괜찮았을 텐데.’
고민을 거듭한 제목이 형편없음을 느낄 때마다, 지적받은 실수를 반복할 때마다 ‘오늘’에 대한 미련은 켜켜이 쌓여만 간다.
나보다 더 많이 내가 맡은 지면을 봐주시고, 실수하면 다들 그래왔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주시는 선배들을 위해서라도 내 지면에 후회가 없는 하루를 보내야 할 텐데.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미련은 뚝뚝 떨어진다.
미련 떨지 말자. 그 시간에 꾀부리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자. 그러다보면 내가 쌓아 놓은 미련들도 털어버릴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천천히 와도 괜찮으니, 기자라는 옷이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자.
언젠가 그날이 오면 시시때때로 챙겨주신 선배들 덕분이었다고 말해야겠다. 그리고 지난날이 될 오늘의 나에게도 잘해왔다고 말해주어야겠다.
 

"누구를 위해 이 기사를 쓰신 거예요? 이 기사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아요." -35기 수습 전민영 기자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원망의 목소리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모처럼 찾아온 휴일, 아침 일찍부터 걸려온 전화에 잠이 덜 깨서도 할 말이 없어서도 아니었다. 이러이러한 게 문제이지 않느냐, 나는 이러이러해서 기사를 썼다는 말은 머릿속에서만 맴돌았다.

짚어야 할 일들을 짚고, 그릇된 것들을 바로잡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기자가 되겠다는 그 순간부터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로 인해 누군가의 삶이 나아지고 우리 사회가 좀 더 좋게 바뀐다면 내 땀의 대가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그날, 내 기사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충청투데이 수습기자로 나를 소개한지 두 달. 짧은 기간 동안 원론적인 질문들에 봉착했다. 나는 왜 기자가 되려고 했을까. 나는 왜 기사를 쓰려고 하는 걸까. 거듭 이어진 질문의 답은 항상 같았다. 내가 사는 이 사회를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 그를 위해서는 조금 고단한 삶을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

아직도 그날의 전화가 생각난다. 내 노력을 몰라줘서도, 기사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해서도 아니다.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모두를 위한 기사가 아니라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한 기사를 쓰고 있던 건 아닐까.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이 많았으리란 반성이 들었다.

전화를 받고 침울해있던 내게 한 선배가 말했다.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이었다고. 그 말을 한 사람이 나였기에 화살이 나에게 돌아왔을 뿐이라고. 잔잔했던 바다에 갑자기 물고기가 튀어 오르면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문제는 끄집어내고 고치는 사람. 그래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던가. 그 과정이 고될 수밖에 없다. 항상 옳은 선택을 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 목표가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라면, 그 목표를 놓지 않는 한 언젠간 이룰 것이라 믿는다.

선배 말대로 나는 평화롭던 수면에 균열을 만든 물고기였다. 하지만 물고기 한 마리가 일으킨 파장이 흐르고 흘러 바다에 꼭 필요한 파도가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저 먼 해변의 더러운 모래사장을 깨끗하게 훑어주길 간절히 바란다. 그 날을 꿈꾸며 나는 내일도 튀어 오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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