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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집으로…"행복, 별거 없습니다"
대전세종충남기자협회  |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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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01  21: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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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4월 13일. 유독 날씨가 좋았던 날, 이삿짐을 가득 실은 차를 타고 대구에서 대전으로 출발했습니다.

2시간 동안 운전을 하면서 콧노래가 어찌나 흘러나오던지 스스로 민망해져 웃음을 참았던 기억이 나네요.

부모님 댁이 유성에 있어 지난 몇 년간 유성IC만 이용했지만, 그날은 꼭 대전IC을 지나가고 싶었습니다.

IC를 통과하는 동시에 "I am back"이라고 소심하게 외치기도 했습니다.

대전 도착 후 익숙한 거리와 추억이 묻어있는 모교를 지나면서 추억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점심으로 먹은 칼국수는 어머니가 차려주신 집밥처럼 정겨웠습니다.

그렇게 그리웠던 '집으로' 도착했습니다.

2004년 대전을 떠난 뒤 전국을 돌고 돌아 16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2019년 4월 15일.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던 날, 살이 쪄서 맞지 않는 불편한 정장을 입고 대전지방경찰청 기자실 문을 열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누며 명함을 교환했습니다.

그렇게 제 인생에서 세 번째 수습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11년 세계일보 입사 후에, 2014년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에 처음 출근하면서 느꼈던 그 기분이었습니다.

30대 중반을 지나면서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다시 적응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 것은 사실입니다.

일하던 중 금세 밑천을 드러내 선배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적도 자주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이사하던 날처럼 웃으면서 즐겁게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토록 오고 싶었던 고향에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던 가운데 기자협회보 마감일이라며 회사 지회장 선배에게 독촉(?) 전화가 왔습니다.

덕분에 지난 1년간 겪었던 일과 만난 사람들이 머릿속을 스쳐 갔습니다.

지방청 기자실 옆자리에 앉은 방송국 아저씨들은 이제 술 한잔 마시며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까운 지인이 됐습니다.

불편했던 기자실 공기도 편안하게 느껴지네요.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던 대구 사투리를 어떻게 썼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가장 익숙하면서도 낯선 곳에 적응하도록 도와준 분들이 많습니다.

신입 TO를 다른 본부에 내주고 애 딸린 아저씨를 흔쾌히 받아준 대전본부 선배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항상 웃으면서 반겨주는 지방청 기자실 식구들에게도 마음의 빚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5살 딸아이가 "라온이는 행복해"라는 말을 제게 한 적이 있습니다.

어디서 배워왔는지 또박또박 예쁘게 말하더군요.

사촌들과 자주 어울려 뛰어놀고, 할아버지 품에 안겨 콩순이 보는 재미에 아주 푹 빠져 있는 듯 보입니다.

저희 부부도 소소한 행복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이가 잠시 할아버지와 TV 삼매경에 빠지면 몰래 빠져나와 식사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호강을 즐기고 있습니다.

행복, 진짜 별거 없더라고요.

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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