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15살 때 지은 건물이에요. 맞아요 저기 고객대기실은 불법 맞아요. 20년 전 불법요. 당장 철거할 거에요”
울음섞인 목소리로 전달하는 이 말에 마음 한 구석, 미안함이 차 올랐다.
건물 불법 용도변경 의혹을 사고 있는 현 의장 관계자의 말이었다. 세상사 법과 규정으로만 재단하기란 쉽지 않지만 현 의장의 의원사무실이 있는 건물 일부가 불법 이라는 팩트는 맞았다. 두 번째 현장은 2015년~16년 현 의장이 평시의원이었을 때 함께 산업건설위 활동을 했던 K 의원의 밭이었다.

옆에 6년 전 지어진 농업용 창고가 있었다. 굳게 닫혀 있었지만 창문을 통해 냉장고와 이불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취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구조변경 요인이 있는지 여부, 즉 격벽이 설치돼 있느냐 이다. 눈으로는 대충 그런 거 같았지만 안을 들어갈 수 없으니 확신할 수 없었다.

이 안에 들어가봤다는 연서면사무소 산업계장과 통화했다. “격벽은 설치가 돼 있었고요 (기자-격벽요?) 네, 그 안에 공간을 분리할 수 있는 격벽은 있었는데요”.일부가 주거용으로 쓰였다는 점은 즉 허가를 받지 않고 용도변경한 사실은 K의원 본인도 인정했다. 불법 부분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이게 불법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는 대답이 세종시 건설과로부터 돌아왔다. 본인들이 현장 조사 나갔을 때는 이미 많은 시설물이 원상복구된 상태였다는 이유에서였다. 답답한 마음에 건설교통국장에게 확인했다. “불법이 아니라는 건 아니고..불법 아니라고 하면 그동안 6년동안 사용한 것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니까..‘유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세번째 현장은 이 창고의 주인이자 현재 시의회 운영위원장인 K의원과 당시 평의원이었던 현 의장이 각각 부인과 모친 명의로 산 땅이었다.

요리 저리 살펴봐도 도로가 날 곳이 아닌데 티자 도로가 난 것같은 티가 났다. 확인해보니 이제 이 도로를 더 연결시킬 계획이 있다고는 했다. 이 티자 도로가 날 계획을 미리 알고 이땅을 사서 당시 땅값보다 5배나 넘게 시세차익을 챙긴 것 아니냐.

이것이 부동산 투기 의혹의 핵심이다. 본인들은 우연히 땅을 샀고 이후 도로가 뚫린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직접은 잘 인터뷰를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산건위 소속 의원이었고 두 명이 유일한 재선이며 땅 구입시점이 비슷한 동시에 매입땅도 바로 붙어 있어 합리적 의심은 가능한 상황이다.

이 사실도 공무원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민주당 세종시당이 일부 심의 결과를 내놨다. K의원은 주요 당무를 맞지 않게 하는 ‘당무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의장은 아직 조사할 게 더 있다며 결론 내지 않았다.

위 현장들을 관통하는 한 흐름은 ‘공무원들의 태도’이다. ‘본인들이 피감기관이다보니 알아서 사정을 봐주었구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떤 의원에 대해서는 불법 건축물 확인을 위한 소유주 조사과정에서 이 소유주를 불러 조사한게 아니고 의원 사무실로 ‘출장’가서 조사하는 친절함도 보였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현재 진행중인 세종시의원 비위 의혹에 대한 사실판단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언론이 CCTV가 돼 지켜볼 일이다.

-KBS 대전 세종시팀장 최선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