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직업을 고를 때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 중에 무엇을 골라야 하는가 고민을 한다.
대전 MBC에 입사하고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 기자는 ‘기자가 알리고 싶은 기사’와 ‘시민들이 흥미 있어 하는 기사’ 사이에 무엇을 보도해야 하는가 고민을 하게 된다.

나는 흥미 있는 기사보다 알아야 할 것들을 알리는 기자가 되고 싶다. 이런 나의 바람과는 별개로 알리고 싶은 기사를 쓰기란 쉽지 않은데, 대체로 흥미성 기사는 왜 이 기사를 시민들께서 읽어야 하는가 설명이 필요 없다. 그 자체로 흥미로운 소재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세상의 이목이 쏠린 비상식적인 수준의 강력 사건들이 그렇다.

반면, 내가 알리고 싶은 기사의 대부분은 시민들께 왜 이 기사를 알아야 하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기자 스스로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나, 시민들은 왜 그런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당위성을 설명하느라 기사가 늘어지거나 구구절절해지기 일쑤다.

한 마디로 내가 알리고 싶은 기사는 소위 ‘글빨’이 더 필요한 기사다. 시민 각자의 삶에서 이 기사를 왜 알아야 하는지를 설명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아 보고 싶은 기사로 써야 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입사한 지 반년에 불과한 초보에다가, 애초에 글 쓰는 실력이 탁월한 사람이 아니다. 노력한다고 하나 물 먹기를 밥 먹듯 하고 있다, 혼자 여러 번 퇴고해서 기사를 써놓고 적잖이 흡족해하며 기사를 송고한 뒤, 데스킹에서 ‘전신성형’을 받고 있는 기사를 보면 30분 전 만족했던 스스로가 민망해지는 일도 반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하고 싶다. 시민들 삶에 체감할 수 있는 긍정적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 기자가 된 것이 아니던가. 느리더라도 지치지 않고, 지금의 초심을 기억하며 최선을 다하겠다.

-MBC 윤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