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근자감만으로 기자라는 일을 시작한지 벌써(?) 8개월이나 지났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사람들 많이 만나서 얘기 듣고 기사 쓰면 되는 직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완전 오산이었다.
나에겐 비판적인 시각도, 기사 작성도 그 무엇 하나 제대로 갖춰진게 없었다.
일보, 취재, 기사 모든 것이 엉망 투성이다.
전공, 전 직장은 경제, 금융관련 쪽이었으니까 그래도 조금은 나을 줄 알았는데 다 나만의 착각이다.
오로지 눈에 띄는 건 나이뿐이다.

'잘 못 들었습니다. 잘 못 들었습니다'만 반복하는 어리바리 훈련병으로 되돌아간 것만 같다.
군대에서도 이러진 않았는데...

어렵게 기회를 준 회사에도, 선배들에게도 '불편한 후배'로 민폐만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래도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바쁜 와중에 이것저것 알려주고 챙겨주는 선배들 덕분에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아무도 내 기사는 안봤으면 할 때가 많은 실수투성이 신입기자지만 조금씩 나아질 꺼란 믿음으로 오늘도 일보를 찾는다.
20년 후 만기전역을 꿈꾸며...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