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대전세종충남기자협회장

스텔스(stealth)는 항공기나 유도탄 따위를 제작할 때,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형상, 재료, 도장 등을 사용해 레이더에 의한 탐지를 어렵게 하는 기술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U보트에 처음 적용했고 종전 후 미국 등에서 레이더 반사파의 성질을 발견하고 항공기가 탐지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스텔스 폭격기의 원형을 포함해 스텔스 기술 모델들을 개발했다.
수십년 뒤 미국은 이 기술로 이라크의 방공레이더망을 무력화시켰고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야 했던 이라크는 참패했다.

올초 개봉한 영화 인비저블맨(The Invisible Man)은 투명인간에게 쫓기는 여주인공의 사투를 담은 공포영화다.
영화는 상영 내내 ‘보이지 않는 적’의 등장을 놓고 보는이의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많은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악령과 연쇄살인마, 외계괴물은 그 외형이 공포를 더하지만 인비저블맨은 영화가 끝나기 전까지 형체를 드러내지 않는 적 때문에 더 큰 공포를 유발한다.
우리는 최근 ‘보이는 적’보다 ‘보이지 않는 적’이 더 무섭고 이겨내기 힘들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바로 코로나19(이하 코로나) 때문이다.
전세계가 코로나 공포에 휩싸인지 벌써 10개월을 넘어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진정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 경제가 휘청이고 있고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왔던 평범한 일상이 무너지면서 많은 부분에서 삶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

치열했던 취재현장 역시 많은 것이 바뀌고 있고 앞으로 또 어떤 변화를 맞이해야 할 지 모두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여름엔 우리 회원 몇몇이 확진자의 밀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가슴졸이며 자격격리되기도 했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걱정도 걱정이었지만 무엇보다 함께 살고 있는 가족에 대한 걱정 때문에 밤잠을 설칠 수 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우리 회원 중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늘 취재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적 특성상 감염 위험이 상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보 고민과 치열한 취재 경쟁은 물론 보이지 않는 코로나와의 싸움까지 더해지면서 모두의 어깨는 더 무거워지고 있다.

더욱이 이 힘겨운 시간이 얼마나 더 갈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래도 지역 곳곳 현장을 누비며 언론인의 사명을 다 하고 있는 우리 회원들의 열정이 조금이라도 식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힘든 시간이 되겠지만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모두 승리하고 다시 일상을 되찾을 날을 회원 모두와 함께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