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앉아 마감하고 계신 선배님들을 보고 있자면 이런 말이 떠오른다. ‘대박’
그리고 완성된 기사를 보며 입을 턱 벌린 채 한 마디 덧붙인다. ‘미쳤다’
속된 말들이지만 감탄사인 것은 분명하다. 감탄의 현장에 내가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감탄하곤 한다.
“안 나가?”

하지만 인생은 실전인지라, 정신 차리고 취재하러 튀어나가야 한다. 여기저기 뛰어다닌 뒤 머리 쥐어짜며 1200자 간신히 쓰면 선배는 한숨을 쉬며 날 쳐다본다. 그래도 험한 말 안 하고 차근차근 알려주시는 선배님을 보면 죄송스러우면서도 감사할 따름이다.

수습기자 4개월 차. 수습 뒤에 ‘기자’라는 단어를 붙이기 민망할 정도로 난 아직 모르는 게 많다. 매일 기사를 써도 고칠 것투성이에, 전화 통화 하나에도 덜덜 떠는 ‘쫄보’에 불과하다. 이제 수습 떼고 나면 선배들 기사 보며 감탄만 할 게 아니라 나 또한 그런 기사를 써야할 텐데. 난 언제쯤 준비가 될까.

“아직 미숙한 것뿐이야. 시간 지나면 늘어”
투정부리듯 이런저런 고민을 늘어놓는 나에게 오늘도 선배는 따듯한 조언을 건넨다. 방금 전까지 내일 뭐 쓸 거냐며 채근하시던 선배 모습과 사뭇 다르지만 앞으로 더 잘하고, 잘 되라는 뜻으로 알아듣고 조용히 고갤 끄덕인다. 언젠간 나도 선배들처럼 어디 내놔도 자랑스러운 진짜 ‘기자’가 될 수 있겠지 다짐하면서 말이다.

김소연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