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전공한 탓인지 아무래도 한글파일보다는 디자인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 익숙하다. 작품을 만들 때는 폰트를 어떤 것으로 해야 보기 좋을지 사진 크기는 어느 정도여야 적절할지 무슨 색을 써야 할지 끊임없이 미감(美感)과의 전쟁을 하곤 했다.

수습기자가 되고 난 후 기사를 쓰는 과정도 디자인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하나의 콘텐츠로 실체화한다는 점이 같아서다. 디자이너들의 미감이 각기 다르듯 다양한 기사 스타일과 표현법이 있다. 간단한 보도자료부터 기획기사까지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민과 생각이 묻어난다.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목적이 있다는 것도 일맥상통한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기자는 기사를 쓰고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메시지다. 영상미가 좋은 영화가 있어도 스케일이 큰 조형물이 있어도 마음에 오래 남는 것은 콘텐츠가 담고 있는 메시지다.

결국 한 사안에서 좋은 메시지를 이끌어 내고 그 메시지를 기사로 빚어야 한다. 언제쯤 능숙해질 수 있을까 하루하루가 버거울 때가 있지만 그때마다 밤을 새워서 디자인 과제를 했던 대학 시절을 생각한다. 실력은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라 믿는다.

조은솔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