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모교에 장학금 200만 원을 기탁했습니다. 남다른 재능을 지니고 있지 않음에도 이제껏 지역 고등학교와 대학교 교단에 설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해준 모교에 감사함을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016년 언론계에 첫 발을 들인 후부터 품고 있던 오래된 생각이었습니다. 마음 한 편엔 모교에서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 언론인분들이 취업을 준비하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작은 지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수년간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언론을 소개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취업 특강에서 일관되게 느껴왔던 건 취업을 준비하는 세대들에게 있어 언론은 비교적 메리트를 지닌 직업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과거 언론사 취업을 희망하는 준비생들의 치열한 경쟁을 이르는 용어인 '언론 고시'라는 말이 무색하게 지금에 와선 취업 준비생들의 진로에 있어 언론이 외면받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언론에 대한 관심은 차치하고 학생들 사이에서 언론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해있는 현실은 제가 천직으로 여겼던 언론이라는 직업에 회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슈몰이를 위한 가짜뉴스, 클릭수 경쟁에서의 자극적인 뉴스 생산 등 온라인 등에서 가십성 기사들이 난무하면서 언론에 대한 대중들의 비판적인 시각이 짙어지고 있는 부정할 수 없는 작금의 암울한 현실입니다. 매년 취업난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정작 지방신문사 입사를 위한 문턱이 매년 낮아지고 있는 것 또한 같은 맥락입니다.

국회 차원에서도 '언론중재법'을 논의하기에 이른 지금의 녹록지 않는 언론 생태계입니다. 특히나 지방신문의 경우엔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과거에 비해 지방신문의 인력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반면 끝이 보이지 않는 디지털 경쟁 우리 안에 갇힌 기자들은 매일 과업에 치이고 있습니다. 지금의 언론 현주소입니다. 일각에선 지면시대의 몰락까지 언급되기도 합니다. 분명 시대 흐름에 따라 언론도 변화해야만 한다는 점에 이견을 낼 순 없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시대를 좇기까지 지방신문은 핸디캡을 지니고 있을 수밖에 없는 여건입니다.

언론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언론의 사명감인 '정론직필(正論直筆)'을 꿈꾸며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 언론인들은 지금의 언론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한줄기 빛과 같습니다. 수차례의 취업 특강에서 학생들의 관심 밖에 놓인 언론에 대해 설명해야만 하는 저에겐 난처함과 어려움이 적잖았지만 그럼에도 일부 학생들이 언론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나아가 언론사 취업을 위한 준비를 개별적으로 문의해오고 있다는 점은 제가 아직까지 예비언론인분들 앞에 설 수 있는 동기부여로 작용하곤 합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의 언론이 마주하고 있는 위기도 언젠간 기회로 오게 될 것입니다.

다만 현직에 계신 언론인분들, 그리고 향후 언론사에 입사할 예비언론인들의 합심이 담보돼야한다는 전제 속에서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에게 기대를 걸어봅니다. 우리 모두 같이 언론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지개를 켜는 데 힘을 모아보자고. 저 또한 여러분들의 노력에 편승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전일보 정치팀 강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