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전일보 김지은 기자입니다”

이렇게 소개한 지도 어느덧 한 달. 이제는 이 문장이 입에 붙었다 싶으면서도 이름 석자 뒤에 붙는 ‘기자’란 아직 어색하기만 하다. ‘김 기자’ 라고 불린 지는 2년 째인데도 말이다. 난 그냥 김지은인데 ‘기자’라는 포장지에 둘러싸인 듯 하달까.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지만 여전히 나는 ‘기자’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낯을 가리고 있다.

첫 인사 후 관례처럼 시작되는 호구조사에서 난 늘 상대를 놀라게 했다.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김천 사람이지만 부산에서 대학 4년을 보냈으며 이후 대전에서 기자생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연고 없이 이곳에 와서 지역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일까. 나를 보고 놀라는 상대와 괜한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새로운 출입처에서 적응 중이기도 하다. 기업과 경제단체를 맡아 하나 둘 새롭게 배워가고 있다. 무지했던 분야이고 아직 꼬맹이 기자이기에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을 전하는 기자로서, 그 세상을 사는 독자와 깊게 연관된 부서이니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게 직업과 사람, 출입처에 대해 ‘친해지길 바라’를 몸소 실천 중이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대전이라는 도시와 조금은 친해진 듯한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면을 좋아하지 않던 내가 점심 메뉴로 칼국수를 추천하게 됐다. 골목길까진 아니더라도 지하철역과 종종 타본 버스 노선 정도는 알게 됐다. 다른 지역의 친구가 놀러 온다면 친절히 대전 투어를 시켜줄 수 있는 대전시민이 됐다. 김천 사투리와 부산 사투리가 섞여 짬뽕이 된 나의 말투는 어느덧 대전 사투리까지 섞여 정체 모를 말투가 됐다.

이제는 이 일과도 친해지고 싶다. 알다가도 모르겠는 기자 일을 하며, 내가 나를 김지은 기자라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그저 이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김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