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협회보에 결혼 소식을 알렸는데, 이번엔 출산 소식을 전하게 됐습니다.

지난 2월 저와 남편을 반반 닮은 사랑스러운 딸이 태어났습니다.

꼬물이 신생아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배밀이로 온 집안을 누비고 있습니다.

가르쳐 준 적도 없는데 알아서 뒤집기를 하고, 배밀이도 하고 너무너무 신기합니다.

요즘은 옹알이로 '맘마', '빠빠'를 하는데 온 가족이 '엄마', '아빠'라며 귀엽다고 난리가 납니다.

잘 자고 잘 먹는 순둥이라 기특해서 어떻게 이런 게 내 뱃속에서 나왔나 싶습니다.

아기가 커가는 걸 보면 보람차고 뿌듯하지만, 손목이 시큰거리고 무릎이 아파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직장 생활 7년 동안에도 없었던 직업병이 육아 7개월 만에 생겼네요.

사실 저는 육아휴직하면 백화점에서 문화센터 수업 듣고 우아하게 커피 마시는 줄 알았습니다.

육아는 고된 육체 노동인 것을 전혀 몰랐거든요.

출산 전엔 50일만 친정 도움을 받고 이후엔 혼자 해보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지금까지 내내 부모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부모가 됐어도 부모님께 의지하는 건 여전하네요.

평일 오전 백화점에서 여유롭게 유모차 끌고 싶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문화센터는 커녕 아기와 외식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없습니다.

아기와 외출 한 번 하려면 유모차 커버, 아기용 코로나 모자 등 온갖 육아템을 동원해야 합니다.

그마저도 주로 야외만 다니고 붐비는 실내는 거의 가지 않습니다.

지난달엔 눈물 쏙 빼는 코로나19 검사도 받았습니다.

친정 아빠가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가 돼 저와 아기를 포함해 온 가족이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았습니다.

코와 목에 검사장비가 들어가자 딸은 놀라 울음을 터뜨렸고, 저는 속상한 마음에 아기보다 더 크게 울고 말았습니다.

팬데믹 속에서 아기를 키운다는 걸 실감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음성 문자를 받을 때까지 온갖 걱정에 잠 못 이뤘습니다.

딸과 단둘이 자가격리 하면 독박육아를 어떻게 버텨야 하나, 나만 확진되면 아기와 떨어져야 할 텐데 아기가 나를 찾으면 어떡하나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딸과 함께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런 저런 걱정도 안 하고 싶은데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습니다.

곧 위드코로나 시도를 한다는데, 아기 키우기 좀 편해질까요?

그래도 복직 전까지 문화센터 수업 듣고 마음 편히 커피 마시는 육아휴직 로망을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무사히, 얼른 지나가길 바랍니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