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자가 돼서 부끄러웠던 일은 내가 태어나고 자랐던 '대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기자가 되어보니 나는 내가 사는 동네만 아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다니는 동선이 한정돼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을 다니며 놀랐던 적도 많고 선배님들의 기사를 읽으며 지역의 문제를 알게 되었다.
지역에 대해 관심갖지 않고 대전에 '노잼' 이라고 딱지 붙인 나 자신을 반성했다.
기후 행동을 하는 미호동 넷제로 공판장, 레트로 감성 헌책방 거리, 인디 문화의 핫플 복합문화공간 맞배집….

숨겨져 있던 보석같은 곳들이 많았다.
한편으론, 지역의 문제를 모르고 '살기좋은 도시'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 한심했다.
벼랑 끝에 놓인 소상공인들, 대전역 성매매집결지, 녹조로 시름하고 있는 대청호, 여러 사건 사고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했다.

기자가 된 이후 더 많이 공부해야하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현장에도 더 많이 가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만 쳐다보고 있는 오늘날, 지역기자가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갖고 부조리와 불공정을 지적해야한다.

또한, 코 앞으로 닥친 기후위기, 다양성과 인권, 젠더이슈, 동물권 등 젊은 독자들 위한 변화한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기사를 쓰고 싶다.
이는 갓 입사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일 것이다.
지역 젊은층이 지역 신문을 읽을 수 있도록 좋은 기사를 쓰고 싶다.
-이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