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그동안 대학교 새내기 배움터에 참여했던 장애인 학우가 0명이라는 충격적인 통계를 접했습니다. 장애인 학우들도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새내기 배움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기획단장을 맡아 직접 출입구의 폭과 높이, 엘레베이터 위치, 문턱 높이 등을 측정한 '배리어프리 맵'을 제작하는 것부터 사소한 불편들까지 하나하나 챙기려 노력했습니다. 결국 장애인 학우 4명이 참가했고, 그날 밤 한 학우와 어머니가 제 손을 잡고 감사하다며 울먹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약자의 '곁'에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회적인 의제로 이끌어내고 싶습니다.

살면서 누군가와의 대화 기회가 생기면 절대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기숙사 방호원님께 신문을 받아오다가 30년 전 군복무 얘기로 1시간을 떠들기도 하고, 택시를 타는 내내 기사님의 과거 온두라스 파견 근무 시절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이 세상에 사는 모두의 삶이 다르기에 개인마다 가진 생각과 경험을 듣는 것이 저에겐 너무나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 기자라는 직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왕부터 거지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일, 거기서 사회적인 의미를 이끌어내는 일이 기자에게 주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기자는 지역민들을 더 가까이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 인기 많은 기사보다는 의미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제 기사로 단 1명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수 만 명의 관심보다 의미 있을 것입니다. 대전, 세종, 충남 지역 주민들의 '곁'에 있는 기자, TJB 양정진입니다.

-양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