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바닷물에 떠내려온 시리아 난민 아기 사진을 보고 처음으로 사진기자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인상 깊게 들여다봤던 사각형의 프레임 속에는 시리아 난민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한 장의 사진은 현지의 참담한 상황을 사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사진을 통해 수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사진기자가 되고 싶었다.

대학교에서 사진 전공을 하면서 보도 사진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당장 현장에 나가도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현장에 나가면 백지장처럼 머리가 하얘졌다. 간단한 카메라 조작부터 상황에 맞는 화각 조절까지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하는 부분에서 실수투성이였다. 같은 현장에 함께 계셨던 사진기자 선배들의 사진을 보면서 큰 벽이 느껴지기도 했다. 처음의 자신감은 이내 부끄러워졌고, 입사 전 나 자신이 지나치게 보도사진을 쉽게 여기고 있었음을 느끼게 되었다.

송년호, 신년호, 20대 대통령 선거 등 중대한 일정들을 잘 소화해 낼 수 있을지 부딪혀 보기도 전에 걱정부터 앞섰다. 선배들의 사진을 보면서 놓치고 있던 것부터 차근차근 연습했다. 현장에 가기 전 이미지트레이닝을 반복하며 적절한 긴장감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덕분에 다시 찾은 현장에서는 처음에 마주했던 두려움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실수 없이 일정을 끝맺음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경험과 함께 성장하며, 백 마디의 말보다 사진 한 장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진기자가 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겠다.

-최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