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공들인 분야를 떠나 새로운 길에 들어선다는 것은 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쉽지 않았다. 나는 대학시절 4년 내내 광고쟁이가 되기 위해 달려왔고 졸업과 동시에 관련 부서로 첫 직장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하던가 분명 원해서 왔던 길이였
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실망감만 커져갔다.
그렇게 내 인생에서 가장 과감한 선택을 했다. 바로 나의 전공과 무관한 기자의 길로 접어서는 일. 직장을 그만두고 기자가 되겠다고 선언한 나에게 부모님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모양새였다. 그래도 이내 믿어주셨다.
회사 입사를 하고 전공자인 동기들을 보곤 많이 주눅이 든 건 사실이다. 비전공자인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죄송스런 마음이었다. 그래도 비전공자인 선배를 보곤 적잖이 위로를 받은 기억이 있다.
비전공자인 내가 수습을 뗀 ‘기자’가 된 지 어느덧 한 달이 살짝 넘어섰다.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듯이 전공자든, 비전공자든 정기자가 됐다고 진정한 기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항상 나의 일에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스스로 온전한 1인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김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