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협 선후배님들 안녕하십니까. 중도 송익준입니다. 그동안 협회보에 올라온 출산 소식을 보며 전 언제쯤이나 가능할까 했었는데, 이번에 자랑스럽게 알리게 됐습니다. 네, 4월 11일부로 아빠가 됐습니다. 마치 인사 발령을 받은 것처럼 그날 이후부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네요. 간호사가 처음 아이를 보여줬을 때 그 순간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잠시 봤을 뿐인데도 얼마나 가슴이 벅차던지, 손이 떨려 사진을 제대로 못 찍을 정도였죠. 그래도 생생한 사진 한 장 건져 양가 부모님께 전달 드렸네요. 축하한다는 말씀에 가슴 깊이 뭉클한 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아빠가 됐다는, 그리고 부모님도 이 순간을 겪었다는 사실이 저를 울컥하게 하더군요.

솔직히 출산 직전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아내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제 핏줄이라는, 저와 아내를 쏙 빼닮은 아이라는 게 피부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랬을까요. 기자라는 ‘업’의 특성을 내세워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 일쑤였고, 편히 쉬는 주말엔 피곤하다며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내에겐 못된 남편, 배 속의 아이에겐 못난 아빠였죠. 지금이라도 매번 속을 삭이며 못된 남편을 이해해준 아내에게 미안하고 정말 고맙습니다. 사실 지금도 지방선거 준비로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아내 곁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항상 걱정해주고 절 응원해주는 아내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선배님들 말씀대로 육아는 참 어렵더군요. 아기가 이쁘고 좋은데 참 힘들다는 말씀들을 해주셨는데요. 후배지만 먼저 육아를 시작한 친구들도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해주더군요. 처음엔 몰랐습니다. 내 자식인데, 힘들 게 뭐 있냐고요.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한다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녀석 참 이쁘고 귀엽고 사랑 덩어리인데, 정말 힘들더군요. 수시로 밥 달라, 기저귀 갈아달라, 안아달라고 보채다 보니 온 신경을 다 쏟아야 하고요, 진짜 낮과 밤 개념 없이 계속 깨더라고요. 잠도 못 자고 나만의 시간을 누릴 여유도 없고 시계가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그런 일상의 연속입니다. 물론 이뻐 죽겠습니다. 팔불출처럼 아이 사진 자랑하기 바쁘네요.

아빠로서 다짐이랄까요.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려 합니다. 행동거지를 더욱 조심하고, 선한 마음으로 주변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무슨 출마 선언 같네요. 생활 속에선 무엇보다 술을 줄이는 게 과제네요. 아무래도 선거 전까진 어렵겠지만, 아내와 아이를 생각해 노력할 겁니다. 물론 선후배님들께서 저를 찾으시면 당연히 나가겠습니다. 좋은 분들과 한 잔 두 잔 나누며 듣기만 해도 전 힐링이 되더라구요. 아! 아이 이름은 범이로 지었습니다. 송범. 외자죠. 호랑이 범을 뜻하진 않고요, 넘칠·뜰 범 자입니다. ‘범이 아빠 송익준’ 명함 하나가 더 생긴 기분입니다. 우리 범이, 훌륭한 지역 인재로 잘 키우겠습니다. 그리고 축하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송익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