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면 아이를 또 낳을 수 있겠니?”
원래라면 아이를 뱃속에서 40주까지 품고 출산해야 하지만, ‘자궁경부무력증’으로 30주 1일에 첫 아이를 출산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두려움, 그럼에도 이른둥이 아가들이 잘 클 수 있음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제가 쓴 책<이백일에 백일사진>의 끝자락 챕터 제목입니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병원 침대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며 한 달 넘게 누워만 있었던 그러한 과정을 떠올리면, 제게 임신과 출산은 다시는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제가 삼 남매의 엄마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삼 남매로 자란 제게 오빠와 여동생은 삶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고 있기 때문에, 뭣도 모르는 신혼 초기에는 신랑과 3명은 낳고 싶다는 이야기를 종종 해왔습니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 육아가 쉽지 않음을 체득하며, 한 명만 낳아 잘 키우자는 생각을 하던 찰나 사랑스러운 딸 ‘쁨쁨’이에게 예쁜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동생이 한 명이 아닌 두 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쌍둥이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기쁨도 컸지만 그만큼 두려움도 컸습니다. 첫째 때 경험한 조산의 위험성이 쌍둥이 임신의 경우 더 크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두 생명을 10개월 동안 잘 지켜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이제 와 고백을 하자면 아기들을 포기해야 하나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지금 저를 보며 방긋 웃는 아가들을 보면 그때 그런 생각들이 정말 미안할 따름입니다. 정말 정말 감사하게, 쌍둥이 ‘쑥쑥’이와 ‘튼튼’이는 뱃속에서 34주 6일을 채우고 지난해 8월 건강하게 세상에 나왔고,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가면 저를 격하게 환영해 주는 아이들을 보면서, 부족한 내가 누군가에게는 전부이고 최고이구나 하는 생각에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TJB 기자로서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제 보도가 사회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취재에 임하게 됩니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지만, 사실은 아이들은 부모를 더욱 성장하게 만들어 주는 소중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감사하며 나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양가 부모님과 든든한 동반자에게 사랑을 듬뿍 전합니다.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