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년 6월 4일 지방동시선거일까지 6개월 남짓 남았지만 벌써부터 열기가 대단하다. 언론에서는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선거구도’를 분석하고 있고, 예비후보들은 ‘정국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물밑 선거전을 이미 치르고 있다.

여기에 아직 탄생하지도 않은 일명 안철수신당이 지역에서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 판은 더욱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 맞는 최초의 전국단위 선거이기에 박 대통령의 정국 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적 성격이 있다.

현재 박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문제’로 야권이 제기하는 정통성 문제에 시달리는 중이고 각종 경제 지표도 적신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정국 장악력을 잃어버릴 우려도 있다.

각 당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들로 인하여 내년선거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이미 전국 245개 국회의원 선거구 가운데 상대적으로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는 원외 지역구 150여개를 중심으로 중앙당이 일제 당무감사를 실시하는 등 고강도 준비를 하고 있고, 민주당은 양승조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지방선거기획단을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지난 6월 4일 설치하면서 결전의지를 다지고 있다.

통상 지방선거기획단이 선거 6개월 전에 설치됐던 전례를 감안한다면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 드리는 공을 짐작할 수 있다. 정치세력화를 선언한 가칭 안철수신당은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이미 두 차례 지역별 실행위원 명단을 공개했고, 창당의 총사령관을 맡을 인물을 물색하는 등 행보를 구체화하고 있다.

6.4지방선거는 크게 두 가지의 변수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그 첫째는 기초수준에서의 정당공천제 폐지문제이다. 이미 민주당은 지난 7월 전당원투표를 통해 기초의원,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아직 새누리당은 확실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기초단위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지난 대선에서 여야 대선후보들의 공통공약이었기에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여야합의로 국회에서 통과될 전망이며, 당장 내년 지방선거부터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으로 인재풀이 풍부한 거대 양당의 경우 큰 피해를 입지 않으며, 오히려 현재 정당 지지율이 최악의 상태인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새누리당과의 대결을 당 대 당이 아닌 인물 대 인물 구도로 이끌고 갈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진보 정당들과 안철수 신당의 경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둘째는 안철수신당의 파괴력이다. 물론 기초수준의 정당공천이 폐지된다면 그 파괴력은 약화되겠지만, 그러나 실제 신당의 파괴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여론조사 기관의 가상 지지율을 살펴보면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도는 20%대를 기록하며 민주당을 배 이상 앞지른다.

이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여론을 등에 업고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특히 국가기관 대선개입 논란으로 시작된 정권 퇴진 ‘시국선언’은 이미 종교계로 확산되며 여야의 진흙탕 싸움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성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은 이미 극에 달해 있다. 때문에 현 정국은 안철수 신당이 대안정당, 제3의 세력으로서 주목받을 수 있는 유리한 환경임에는 틀림없다. 

이제 6.4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기에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국민들은 혁신적이고 새로운 것을 원한다는 것이다. 각 당에서는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정치인들은 내가 과연 봉사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를 파악하고 자문해보면서 이번 선거에 임하길 소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