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10억 원대였다. 충남 부여군의회 현직 의원 부인이 금융사기를 저지른 뒤 잠적했다는 의혹이 막 불거졌을 때, 이때부터 피해액이 100억 원을 넘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이 예상은 2주 채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됐다. 10건이 안 되던 고소장도 같은 기간 60장을 넘겼다.

지난 8월 16일 첫 번째 기사를 시작으로 관련 의혹을 공론화해 왔다. 비교적 작은 지역사회에서 벌어진 일인 데다, 피의자가 한 자리에서 20년 넘게 금은방을 운영해 왔던 점, 피해자 대부분이 지인이나 금은방 손님들이었다는 점 등 지역사회 충격파가 적잖은 듯 했다. 피의자 남편이 현 군의원이었다는 사실은 공범 의혹의 파장을 키우기 충분했다.

관련 의혹이 불거지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고, 피의자가 구속돼 검찰에 송치되고, 재판을 앞두기까지 대전일보는 현장에서 함께 했다. 피해가 발생한 금은방과 주변 상권을 밀착 취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했다.

다양한 피해 사례는 물론, 피해 회복 가능성과 공범 여부 등 사안이 가라앉지 않도록 후속보도에도 집중했다. 대전일보가 8-10월 두 달간 쏟아낸 ‘부여 금테크 사기 사건’ 기사는 총 20건에 달했다.

작은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대규모 금융사기라는 점, 금융사기 범죄에 대한 경계심이 과거보다 높아졌음에도 연일 비슷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점, 과정에서 피의자 남편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비보가 있었다는 점은, 제3자라는 위치에서조차 씁쓸함을 느끼는 데 충분했다.

그럼에도 각종 사건사고의 경각심을 강조하기 위해,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일을 신속하고 정확히 전달한다는 지역신문의 의무를 잊지 않기 위해 모든 소식에 발자취를 담고자 한다. 올해 목요언론인클럽 3분기 이달의 기자상 수상도 그 연장선상이라는 의미로 새기려 한다.

정민지·최다인·유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