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에서 서지원의 노래 <내 눈물 모아>는 시간여행의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요즘 웹툰과 영화, 드라마에서는 회귀물이 인기입니다. 회귀물은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간 이야기, 즉 시간여행이나 타임슬립으로 인생을 다시 사는 이야기를 말합니다.

이번 대전세종충남기자협회의 대만 연수는 제게 일종의 회귀물 같았습니다. 제게 주어진 나흘의 자유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잠시나마 다른 삶을 선물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둘째 날 점심시간, 아이들이 보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저는 ‘왈칵’ 눈물을 쏟았습니다.

양명산의 푸르름과 따스한 햇살, 드넓은 바다가 보이는 풍경 속에 제가 아무 걱정 없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게 좋았습니다." 과거로 여행을 떠난 비현실적인 상황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세 명의 아이와 때때로 '버거운' 제 삶에 '즐거운' 일탈이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500겁의 인연이 있어야 옷깃을 스칠 수 있고, 2천 겁의 세월이 지나야 겨우 하루 동안 동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합니다. 국내도 아닌 해외에서 하루도 아닌 나흘 동안 함께 추억을 만든 인연은 그래서인지 더없이 특별하다고 느껴집니다.

연수 기간 중 진행된 마니또 게임은 이러한 소중한 인연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도록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제 마니또가 불편한 점은 없는 지 계속해서 살피고 관심 갖게 했고, 들키지 않기 위해 주변을 더 바라보게 했거든요. 마지막 날, 서로의 마니또를 공개하면서 결국은 서로가 하나로 연결돼 있었다는 생각은 왠지 모르게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체육대회와 연수 준비로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애쓰신 황윤성 회장님, 온화하고 따뜻하신 서혜영 사무국장님, 저보다 한참 후배인줄 알았는데 한참 선배이신 '최강동안' 이은지 선배님, 한 방을 쓰며 큰 사랑 주신 박지은 선배님, 똑똑박사 '윤미투어'를 열광하게 하신 김윤미 선배님, 살뜰히 주변을 챙겨주신 존경 그 자체 박주영 선배님, 한 걸음 다가가면 한 걸음 멀어지는 저의 마니또 이상문 선배님, 경찰청 추억으로 늘 든든하신 인상준 선배님, 보기만 해도 재미나신 오락부장 이승동 선배님, 삶의 미래전략을 논하고 싶은 조남형 선배님, 진정성 가득한 삶의 태도가 사진에도 묻어나는 후배 성준이, 자꾸 눈길 가는 매력만점 후배 민지, 새벽부터 모두의 비타민까지 챙겨주신 정문영 과장님, 그리고 아이들이 보고 싶지 않냐고 물으셨다 제 뜬금포 눈물에 당황하셨을 정명의 과장님까지. 함께 만든 소중한 추억 덕분에 현실에 돌아 온 제 삶은 더욱 풍성해진 기분이 듭니다.

대만으로 향하면서, 얼마 전부터 읽고 싶었던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트렌드코리아 2024> 두 권의 책을 챙겨갔습니다. 과거로 여행을 떠난 것 같았던 이번 연수에서 아이러니하게 미래가 궁금했나 봅니다. 과거와 미래를 오간 여행의 끝자락에서, 결국 현재를 충실히 살아야 모든 걸 기쁘게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도 새롭고 감사한 마음으로 '치열한 삶의 현장'에 임하는 이유입니다. 이따금 버거운 기분이 들 때마다 제가 좋아하는 BTS의 '소우주'를 들으며 2023년 10월 그 날의 대만에 다녀와야겠습니다.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에서 주인공이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를 들으며 과거로 향한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