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생물이라 하여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경제에 비하면 훨씬 더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점도 많다. 정치의 특성 자체가 사회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발전해 온 제도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런 면에서 현재 시점에 14년 지방선거에 관련해 정해져 있는 것들을 살펴보자.

우선 2014년 지방선거의 기본구도는 남북 관계에서 커다란 변화나 IMF사태와 같은 급변상황이 닥치지 않는 한 박근혜 심판론과 민주당 심판론이 맞붙는 선거가 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2년차를 맞이하게 되고 그 간의 성과에 대해 중간심판을 받는 선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2년차 박근혜 정부의 성과는 밝지 않을 것 같다.

정권 출범 후 인선과정에서 보여 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은 크게 실망스러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한편에서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의 지속과 아울러 심화되는 경제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경제민주화와 복지였는데 이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그렇다고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유리한 입장에 설 것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을 듯 하다. 적어도 지방에 있어서 민주통합당은 그 동안 다수당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박원순, 인천의 송영길, 강원의 최문순, 충남의 안희정, 충북의 이시종을 포함해서 호남까지 포함한다면 다수의 단체장들이 민주통합당 소속의 단체장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14년 지방선거에서 재출마 출사표를 던지는 경우 이들에 대해 유권자들이 평가하는 민주통합당에 대한 유권자 심판도 함께 이뤄지는 것이 될 것이다.

과거 1996년 자민련 등장이나 2008년 선진당이 등장했던 사례처럼 여당이나 야당이 모두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못 얻어서 제3의 지역정당이 나타나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충청지역의 경우 자민련은 물론 선진당, 국민중심연합 등에 대한 학습효과를 생각한다면 사실상 지역정당이 다시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렇게 박근혜 정부 심판론과 민주당 단체장에 대한 평가를 기본 배경으로 하여 14년 지방선거에서의 후보구도가 짜여질 것이다. 대전충남에서의 후보구도 이슈는 아마도 선진당과 새누리당이 합당함으로 형성된 단체장 후보군들간에 경쟁이 가장 큰 이슈가 될 듯 싶다.

반면에 민주통합당 측의 이슈는 대전의 경우 선점을 하고 있는 권선택 전 의원과 현직인 충남의 안희정 지사의 경우에는 본인의 경쟁력보다 오히려 민주통합당의 전국적 진로가 더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은 급진적 변화보다는 오히려 보수 안정을 선택했기 때문에 선택을 받았던 새누리당의 경우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이 정치적 성과를 내야하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하면 민주통합당의 경우에는 정책적인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과정을 통해 한편에서는 변화를 원했던 2-40대를 다시 흡수할 수 있는지와 5-60대 유권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여부에서 14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느냐 가름될 것이다.

<2013년 4월 25일 발간 협회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