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맨 오른쪽 조사무엘 기자

“이름이 참 특이해서 좋네요. 기자님 이름은 잊고 싶어도 잊기 힘들 것 같아요”

6개월 남짓한 짧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취재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내 이름은 조사무엘이다. 목회자이신 아버지가 성경 속 인물처럼 살기 바라는 마음으로 지어주신 이름이다.

이름을 처음 들은 순간 ‘저게 본명이 맞을까, 세례명인가’ 혹은 ‘종교에 심취해 있는 사람인가’처럼 여러 궁금증이 머릿속을 스치지 않았는가? 괜찮다 지극히 정상이다.

실제로 명함을 나누거나 취재 과정에서 신분을 밝히면 다른 질문보다 앞서 이름에 유래나 배경을 물어보시는 분들을 자주 만난다.

또 기자 생활하는 데 있어 불편하지 않겠냐며 개명을 권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게 마주치곤 한다.

물론 불편한 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지금 내 이름이 좋다. 아니 오히려 감사함을 느낄 정도다.

수습 기간이 끝나고 현장 투입을 하루 앞둔 저녁, 괜스레 찾아온 걱정과 긴장감에 마음이 울렁거렸다.

어릴 적부터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이름을 바라보고 지레 편견을 갖는 분들이 많았다.

이에 기자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인 만큼 혹여나 불호 이미지로 시작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맞다. 정말 쓸데없는 기우였다.

많은 선배님들과 취재원들은 기억에 남는 이름이라며 반겨주셨고 오히려 유사한 이름이 없어 헷갈릴 일이 없다며 좋아해 주셨다.

콤플렉스였던 이름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기자로서 목표도 생겼다. 이름이 특이해 오래 기억에 남는 사람이 아닌 나만의 인상 깊은 기사로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만의 관점이 녹아든 기사, 누가 읽더라도 내가 썼다는 걸 알 수 있도록 기자로서의 확실한 정체성을 갖춰나가고 싶다.

도착지까지 얼마나 걸릴지, 어떤 역경과 고난이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다. 설사 그렇더라도 지금은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마음이 앞선다.

물론 속된 말로 글 빨이 뛰어난 기자도 아니고, 뭐 하나 특출나게 잘하는 게 있나 싶은 ‘초보기자’인 나지만, 오늘도 기억에 남는 기사를 쓰기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세상이 조금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전하고 싶어 기자에 도전하지 않았던가.

남들보다 조금은 느릴지언정 지금의 마음을 간직한 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펜을 고쳐 잡아본다.

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