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람 중도일보 기자

2023년 11월 추운 겨울날, 대학생에서 사회로 첫발을 내딛던 순간이 어제처럼 생생하다.

그땐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을 풀장착하고 중도일보로 들어섰다.

“안녕하십니까. 이하람입니다. 열심히 잘 하겠습니다”

이 말을 몇 개월 동안 달고 살았던 것 같다.

첫 출근 자기소개에서도, 회식자리에서도, 전 직원이 모두 모인 회의실 단상 앞에서도. 뻔해 보이는 그 말이 정말 진심이었다.

첫 사회생활을 누구보다도 완벽하고 잘해내고 싶었다.

출근 하루 만에 생각과 다른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말이다. 나의 회사 생활 1년 반을 한단어로 표현하자면 ‘우당탕탕’이다.

시간에 쫓기기 바빴고 고민한 만큼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나보다 1년 앞선 선배는 나에겐 10년 차처럼 너무나 커 보였다.

난 왜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저런 센스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매번 나 자신을 자책하기 바빴다.

퇴근 후에도 상식책을 사서 공부하고, 버스 안에서 인터넷기사를 정독하며 출근하고, 선후배들의 지면을 모니터링해 메모하는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쏟았다.

한창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을 때 차장님께서 건네준 한마디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잘하고 있어” 별거 아닌 말 같아도 나에겐 ‘별거’였다.

요즘은 일이 재미있다.

나름대로의 도전도 해보고 소심한 뿌듯함도 느끼는 중이다.

변수가 많은 직업인지라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뭐든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기자로 성장할 나를 그려본다.

이하람 중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