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그래왔다. 한 3년쯤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슬슬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난다.

몇 달 전 떠난 대만 여행 중 강아지를 데리고 카페를 운영하던 카페 사장을 보며 나를 투영하고, 기자 말고 다른 직업을 해보는 상상을 종종 하곤 한다. 뭐 딱히 자신 있는 건 아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 매너리즘이 오는 기간이 넘어갈 때쯤이었다. 몇 년쯤 현장에 나가서 인터뷰를 위해 마이크를 들고, 취재기자, 오디오맨과 눈빛 교환만으로 이 리포트에 필요한 부분이 뭔지를 알아버렸고 취재원을 만나고 사건사고 현장을 누비며 질문을 던지고, 하루를 다듬어 2분짜리 리포트를 완성하는 일. 처음에는 긴장되고 매 순간이 도전이었던 이 일들이 어느새 숨 쉬듯 자연스러운 루틴이 되어버렸다.

"또 비슷한 내용의 시위현장이 잡혔네"

"이 리포트는 이런 인터뷰 답변이 나오겠군"

"2분짜리 리포트 핵심이 중요해 빨리 촬영하자"

그때쯤 찾아온 인사발령 공고에 매너리즘은 단번에 치료됐다. 박금상 기획뉴미디어단 처음에는 당혹스러웠다. ENG 카메라만 잡은 지 8년,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약간의 호기심이 솟아올랐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은 두렵기도 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가 무용지물이 되지는 않을까?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가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조금씩 적응기를 거쳐 이제 좀 할만해질 때쯤 알았다. 이 업무들이 재밌다는 것을!

영상기자 시절에는 사실 전달과 균형 잡힌 보도가 최우선이었다면, 유튜브에서는 같은 사실이라도 어떻게 더 흥미롭게, 더 공감할 수 있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더 창의적인 영상 구성, 더 다양한 편집 기법을 시도해볼 수 있었다.

사실 이제 겨우 2개월 하긴 했지만 일단 지금은 그렇다. 나에게 유튜브 팀으로의 발령은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 기회는 내가 잊어 가던 저널리즘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을 다시 일깨울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동료 기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변화를 찾아나서보라고. 그 불편함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뭐 아닐 수도 있다. 다들 파이팅!

박금상 TJ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