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MBC는 지난 3월 16일과 30일, 4월 6일 오후 1시부터 1시간 동안 3차례에 걸쳐 ‘2013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강연’을 연속 방영했습니다. 자신의 과학적 성과에 대해 강연에 나선 수상자들은 물리학상의 프랑수아 엥글레, 피터 힉스, 화학상d, 마틴 카플러스와 마이클 레빗, 아리워셜, 생리 의학상 제임스 로드먼과, 랜디 셰크먼, 토마스 쥐트호프 등 8명이었습니다. 각 분야별로 수상자는 여럿이었지만, 상을 받은 주제는 한 가지였기 때문에 물리와 화학, 생리의학 등으로 각 1편씩 모두 3편을 방송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대전 MBC 창사 특집 ‘노벨과학상 112년의 도전’을 연출하며,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발전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특히 일상 속의 과학문화가 성숙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이번에 방송된 노벨과학상 수상자 강연에 대한 기대와 설렘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리학상은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측한 두 노 교수에게 돌아갔는데, 강연에서 앙글레르가 이론적 설명에 주력했다면, 힉스는 자신의 지난 과학 여정을 돌아보며 결정적인 발견을 하게 된 계기를 차분하게 설명한 게 인상 깊었습니다. 두 분이 사이좋게 노벨상을 받은 것처럼 강연내용도 서로 의논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강연이 조화롭게 이뤄졌습니다. 화학상은 컴퓨터로 화학반응을 예측하고 이해하는 데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는데, 노벨상 위원회는 이들이 없었더라면 지금도 화학 모델을 플라스틱공과 막대로 설명하고 있을 거라는 평가를 내릴 정도로 이들의 공헌은 컸습니다. 마지막으로 생리·의학상은 세포의 물질 운송 메커니즘을 규명한 미국과 독일의 과학자들이었습니다. 당뇨병과 신경 면역 질환 등 물질 운송 과정의 장애로 나타나는 문제를 예방과 치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성과들입니다.

저는 ‘과학은 곧 대화’라고 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하이젠베르크의 말이 진리라고 믿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과학자라도 과학자 개인의 창의성과 천재성만으로는 모든 성과를 이뤄낼 수 없습니다. 주변의 과학자와 많은 소통을 거쳐 문제를 해결하고 해법을 찾는 과정을 통해 눈부신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것입니다. 또, 과학자들은(기초원천 과학자) 자신들의 연구비가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에게 자신의 성과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저는 대전 MBC의 노벨상 수상 강연이 과학자와 일반 시청자간의 소통의 창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어렵고 낯설겠지만, 이와 같이 적극적인 과학자들이 일반인들에게 자신의 성과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할 때 우리나라 과학도 더 발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