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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주도형 포용성장: 지역경제를 ‘리셋’하라 !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김한수 본부장  |  webmaster@dj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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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2  01: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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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세계경제는 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트럼프 붐(Trump boom)’이라고도 부른다. 주요국 지표가 호전되고 세계교역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경제도 수출이 크게 늘고, 주가도 오르고 있다. 진짜 봄은 오는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는 줄곧 경기회복소식을 기다려 왔다. 여러 번 ‘제비’가 날아와 그 시그널을 보냈다. 그러나 악재가 줄을 이었다. 유럽재정위기, 미 양적완화 축소, 국제유가 폭락, 차이나 쇼크 등이 회복을 가로 막았다. 이번에는 어떨까? 미국의 금리인상과 보호무역주의, 중국의 과잉설비, 유럽의 포퓰리즘 등 대외악재가 적지 않다. 국내경제는 수출 호전에도 불구하고 소비부진이 장기화될 우려가 크다. 또 생산성 둔화와 양극화 문제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개선 움직임이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지역경제를 보자. 우리 지역은 2000년 이후 높은 성장세를 지속해 왔다. 대전은 둔산지역 개발 및 정부청사 이전에 이어 KTX 개통, 행정수도 건설 등으로 견조하게 성장해 왔다. 충남은 수도권 규제강화 등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들어오면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대전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끝나가고 있고, 충남은 제조업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이 같은 성장둔화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 때문이다. 첫째, 글로벌 통상질서가 바뀌면서 공급과잉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과거 중국은 세계의 공장, 선진국은 세계의 시장이었다. 우리는 중국에 중간재와 자본재를 수출하면서 먹고 살았다. 그러나 위기 이후 선진국 시장의 위축과 함께 주요국간 통상분쟁이 확대되면서 구질서가 흔들리고 공급과잉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석유화학, 철강 등에 특화해 왔던 우리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둘째, 우리가 크게 의존해 왔던 중국경제가 공급측 구조개혁 등을 통해 뉴노멀 시대로 빠르게 이행하면서 성장세도 크게 둔화되고 있다. 이런 중국의 변화는 지역경제에 커다란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가계부채 문제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소비 등 내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장기간의 경기둔화와 양극화 심화 등으로 가계의 소득증가세도 정체되고 있어 당분간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종합적으로 볼 때 현재 우리 경제는 중장기적으로 커다란 전환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출구는 어디에 있는가?
첫째, “옛것이 가야, 새것이 온다.” 이를 위해 우선 기업구조조정, 그리고 산업구조의 ‘새판 짜기’가 필요하다.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럽지만 신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선결과제다. 좀비기업과 낙후산업을 연명시키면 부정적 영향이 클 뿐만 아니라 미래를 도모할 수 없다. 특히 현재의 공급과잉 문제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므로, 기업을 살리고 죽이는 재무적 관점이 아니라 산업구조의 ‘새판 짜기’로 접근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통상여건의 변화 등을 감안하여 산업구조 전반을 리셋해야 한다.
둘째, 산업의 ‘새판 짜기’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개방형 혁신 생태계(innovation eco-system)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는 거대기업 중심의 폐쇄적 생태계와 추격형 모델에 의존해 왔다. 이 낡은 모델에서는 혁신이 정체되어 잠재성장률을 하락시킨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2000~15년)은 2%p 내외 떨어졌는데, 이 중 1.2%p가 총요소생산성 위축 때문이다. 또 아무리 많은 돈을 써도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는다. 연구개발투자(GDP대비 비율) 세계 일등국가인 우리나라가 생산성은 32위에 그치고 있는 이유다. 이제 거대기업이 R&D, 생산 등 모든 부문의 ‘주전 선수’가 되어 ‘하청기업 선단’을 이끄는 시대는 끝났다. ‘보다 개방적인’ 생태계와 ‘보다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 연구개발도 혁신생태계의 ‘플레이어’가 주도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대덕특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개방형 혁신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 주변에 대학 연구기관, 강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육성하여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 삼아야 한다.
셋째, 경제적 양극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과거 우리는 ‘낙수효과’를 기대하면서 기업지원과 규제완화를 중심으로 번영을 도모해 왔다. 그러나 양극화가 확대되면서 GDP 중 민간소비비중은 50%를 밑돌고 있고, 적자가구는 200만 가구에 달하고 있다. 양극화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할 뿐이다. 이에 따라 작년 G20회의, 금년 세계경제포럼 등에서는 ‘포용성장(inclusive growth)’에 컨센서스가 모아졌다. ‘저성장과 양극화’의 악순환을 깨고, ‘더 많은 포용과 지속가능한 성장’의 선순환을 만들자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는 양극화 문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포용성장의 중요성은 한층 커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히 하고,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교육의 기회균등, 일자리 보장, 소득 및 자산 격차 완화, 기본소득 도입 등 정책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지역 차원에서는 재정분권이 선결과제다. 그리고 정책목표를 양적 경제성장에서 포용성장으로 확대하여 정책 프레임을 마련하고, 정책 지표도 GRDP 외에 가계소득 지수, 빈곤율 등으로 다각화해야 한다. 또 장단기 실행과제와 우선순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관련 예산 확보와 전문 인력 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 세계경제는 물론, 우리 한국경제와 충청경제는 기로에 서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저성장, 그리고 양극화라는 두 가지 함정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향후 몇 년이 중요하다. 후손들을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그 해답은 ‘혁신주도형 포용성장(Innovation-led Inclusive Growth)’에 있다. ‘혁신 없는 포용’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포용 없는 혁신’은 공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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