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회소식 > 대전 CBS
"지금까지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CBS뉴스 김미성입니다"‘최순실 사건 특검 파견은 옳은 선택’
cbs김미성기자  |  webmaster@djjournalist.or.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4.22  09:06:3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cbs 김미성 기자

  시작은 그 유명한 '최순실' 얼굴 한번 보자는 것이었다.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했던 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의 결말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싶었다. 그런데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잘할 수 있을까'란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지금 내 자리에서도 아직 헤맬 뿐인데, 파견 가서 짐만 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때 동기가 한 선배에게 받았다는 문구를 보고선 마음을 바꿨다. "너무 많은 생각은 두려움이 되는 거야. 너무 많은 준비와 걱정은 널 겁쟁이로 만드는 거야. 한 번만 깊게 그리고는 그냥 널 믿어" 그렇게 특검팀 파견을 시작됐다.

  특검팀의 아침은 '단독'의 향연이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20개의 단독을 따라가기 벅찼다. 하지만 좌절할 틈도 없이 옥석을 가려야 했다. 사실과 과장, 오보를 가리는 일이 나의 첫 임무였다. 흐름이 잡히기 시작했다. 블랙리스트 사건, 정유라 이대 입시·학사 비리, 삼성 등 기업의 뇌물죄, 비선 의료 비리 등. 꼭지를 나눠 공부하는 데만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했지만, 노트에 써가며 각 사건의 핵심과 의혹을 정리했다.

 
   
▲ 예리한 눈빛 날카로운 질문 김미성 기자
 

  피의자들은 호송차를 타고 특검 사무실에 내린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향한다. 그들에게 따라붙어 멘트를 받는 것도 내 역할이었다. 오랜 시간 밖에 서서 그들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핫팩은 필수였다. 함께 기다리던 기자들과 수다도 떨고 핫팩도 나누며 동지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피의자마다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 구분하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였다. 고고한 학처럼 걸어가며 준비된 답변만 하는 스타일부터 마치 달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도망가듯 엘리베이터를 타는 스타일도 있었다. 잊을 수 없는 장면은 단연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던 최 씨를 목격한 것이 아닐까 싶다. 최 씨의 멘트를 따기 위해 따라붙었다가 두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는데 날 보며 씨익 웃던 최 씨의 얼굴도 잊을 순 없을 것 같다.

   
▲ 역사의 현장에 김미성 그녀가 있었다.

  특검 사무실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피의자와 참고인이 왔다. 그들이 조사실로 향하는 길까지 질문을 던지다 보니 내 얼굴이 TV 생중계에 곧잘 잡히곤 했다. 추운 겨울날 파란 패딩을 주로 입었는데, 지인들은 "왜 맨날 파란 패딩만 입니", "패딩 하나 사줄까"라며 측은해 했다. 급히 떠나느라 두꺼운 패딩을 하나밖에 못 가져갔다. 패딩 하나 보내줬으면 더 따뜻한 겨울이 됐을 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 달이 넘어가며 재미를 찾기 시작했다. 법조 기사를 처음 쓰는 나로서는 취재원과의 통화에서 '행간'을 읽는 일이 어려웠다. 취재원은 "아시잖아요?"라고 말했지만, 난 알지 못했다. 당연히 취재원에게 소스를 더 끌어낼 재간 따윈 없었다. 선배들께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풀워딩에서 행간을 읽는 연습을 했다. 조금씩 배우며, 흐름과 행간을 읽은 재미를 찾기 시작했다.

  길고도 짧은 두 달간의 파견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너무나 힘든 두 달이었지만, 결론적으로 특검팀 파견은 옳은 선택이었다. 기자 인생에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돌아온 뒤 한 뼘이라도 성장한 나를 발견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대전에서 기다리고 계실 선배들과 혼자 고생하고 계실 고형석 캡이 떠올랐다. 고향으로 내려오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밤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내려오며 혼자서 옅은 미소를 지었다.
 

                                                                                                    - cbs김미성기자 -

cbs김미성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많이 본 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대전광역시 유성구 엑스포로 131 TJB 대전방송 4층  |  대표전화 : 042-281-1362  |  팩스 : 042-285-8822
청소년보호책임자 : TJB 황윤성 기자
Copyright © 2013 대전세종충남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